[여행 6일차] 짜릿함과 긴장감 가득했던 하루

여행 여섯째 날 아침, 첫 목적지는 바로 밴쿠버의 명소, 카필라노 서스펜션 브리지 였습니다. 사실 이곳은 제 고소공포증을 극복해 보고자 아이들과 함께 정한 곳이에요. 오전 9시 개장 시간에 맞춰 일찍 출발했지만, 예상치 못한 교통 체증으로 10시쯤 도착해 입장을 시작했습니다.

Capilano suspension bridge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압도되었고, 이내  상징인 높고 긴 흔들 다리 앞에 섰습니다. 다리가 흔들릴 때마다 느껴지는 아찔함에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용기를 내어 건너면서 다리 중간에서 바라본 계곡의 장관은 정말 잊을 수 없을 만큼 멋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흔들 다리 위에서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는 모습도 인상 깊었습니다.

Tree tops adventure

Tree tops adventure

메인 다리를 건너면 이어지는 '트리탑스 어드벤처'는 나무 위에 만들어진 다리를 건너는 코스였는데, 공중에 매달린 미니 서스펜션 브리지들이 마치 미로 같아서 스릴을 만끽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아이들은 특히 이곳에서 진행하는 각종 액티비티를 완료하고 스탬프를 모으면 작은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에 신나 하며 즐거워했습니다.

Cliff work

Cliff work

Cliff work

마지막으로 바위에 다리를 매달아 건너는 '클리프워크'까지, 곳곳에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코스가 이어졌습니다. 전체 파크 코스를 모두 체험하고 나니, 무사히 살아남았다는 의미의 "I Survived" 인증서까지 주더군요! 뿌듯함과 함께 고소공포증을 조금이나마 극복한 것 같아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카필라노 서스펜션 브리지 파크에서의 짜릿한 시간을 뒤로하고, 오후 1시쯤 다음 목적지인 벤프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밴쿠버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약 400km 떨어진 켈로나로 이동하는 길이었죠. 하지만 이 길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습니다.

200~300km 정도 평지를 달리다 보면 갑자기 산악 도로가 시작되는데, 산 능선을 오르는 길 옆에 늘어선 각종 경고 표지판들이 저를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10월 1일 ~ 4월 30일까지 윈터 타이어와 체인 사용' 경고 문구와 산에 보이는 눈들이 운전에 대한 부담을 더했습니다.

더욱이 이 도로는 옆에 경계석이나 안전장치가 거의 없는 구간이 많아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경고는 '다음 주유소까지 140km'라는 표지판이었는데,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먼 거리라 정말 놀랐습니다. 이런 낯선 경고들과 처음 경험하는 도로 상황 때문에 운전 내내 신경이 곤두섰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긴장하며 산을 넘고 나니, 드넓은 평지에 자리한 작은 마을 '메릿(Merritt)'이 나타났습니다. 산 능선을 넘는 동안 계속 기름 레벨을 걱정했던 터라,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주유소부터 찾게 되었죠. 마을 중간쯤에 있는 'Super Save Gas' 주유소에서 주유를 마치고 한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Merritt super save gas

메릿에서 켈로나까지는 약 140km를 더 달려야 했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아름다운 호수를 끼고 있는 부유해 보이는 작은 마을도 지나쳤습니다. 카필라노 서스펜션 브리지에서 출발한 지 약 7시간 만인 저녁 8시쯤, 드디어 켈로나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에 체크인하고 여독을 풀며 다음날 벤프로 향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짜릿함과 긴장감이 교차했던 여섯째 날이었네요.